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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메이 크라이> 신랄한 정치 풍자와 추억의 대중 문화를 되살리다

2025-04-14

 

 


아디 샨카의 열광적인 비디오 게임 각색 작품, 넷플릭스에 상륙



 

최근 몇 년간, 비디오게임 원작 애니메이션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라인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훌륭하게 재해석한 <아케인>을 비롯해 눈에 띄는 작품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든든한 거점이기도 하다.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당시 악평을 듣던 프랜차이즈를 바탕으로 비극적이면서도 로맨틱한 프리퀄을 만들어냈고, <캐슬바니아>의 판타지 드라마는 여전히 건재하다. <캡틴 레이저호크: 블러드 드래곤 리믹스>는 여러 유비소프트 시리즈를 놀라울 만큼 유쾌하게 비튼 작품이었다. <캐슬바니아>와 <캡틴 레이저호크> 제작에 참여했던 아디 샨카가 이번엔 데빌 메이 크라이로 돌아왔다. 그 역시 이들 작품이 만들어낸 합창에 또 하나의 목소리를 더하고 있으며—그 목소리는 때때로 프레드 더스트 같기도 하다.


스튜디오 미르의 애니메이션(대표작 <코라의 전설>, <엑스맨 ‘97>)을 바탕으로, 아디 샨카는 데빌 메이 크라이를 TV용 시리즈로 각색했다. 이번 작품은 타이인 소설과 만화 등 여러 소스를 참고해 제작됐으며, 게임 시리즈 전반에 걸친 빌런과 캐릭터들을 새롭게 엮어냈다. (데빌 메이 크라이 5에서 가져온 요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익숙한 팬이라면 반가울 만한 장면들이 많다.) 프랜차이즈 전반에서 소재를 가져왔지만, 이 시리즈는 본편 게임 시리즈 이전을 배경으로 한 일종의 프리퀄이다.


이야기는 바티칸 시국의 한 박물관이 폭발하고, '래빗'이라는 이름의 악마 빌런이 고대 유물을 훔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악마와 맞서 싸우는 무장 정부 조직 ‘다크컴(DARKCOM, 암흑계 사령부)’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 카우보이 모자를 쓴 미국 대통령은 “전임자는 사담 후세인만 신경 쓰면 됐는데 말이야”라며 푸념한다.)


결국 이 두 세력은 대담하고 거침없는 젊은 악마 사냥꾼 단테(성우 조니 용 보쉬)의 문앞까지 닥쳐오고, 단테는 자신의 가족사로 인해 종말로 치달을 수도 있는 전쟁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은 메리(단테의 지옥 여정을 도운 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딴 인물). 스카우트 테일러-컴프턴 분노를 머금은 연기로 이 인물을 소화한다. 이처럼 작품에 무게감을 더하는 두 캐릭터 외에도, 이 시리즈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비디오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미국식 캐리커처(이를테면 앞서 언급한 카우보이 모자를 쓴 '자유 세계의 지도자' 같은 인물들)를 흥미롭게 아우른다.


샨카는 자신이 만든 버전의 데빌 메이 크라이에 대해 “9/11 테러 전후의 세계에 대한 제 기억을 모델로 삼아 작업했다”고 밝혔고, 그 점은 작품 속 다크컴의 묘사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전후 사정에 관계없이) 눈에 보이는 모든 악마를 박멸하는 데 혈안이 된 기독교 광신도 베인즈 부통령(성우 고(故) 케빈 콘로이)이 이끄는 다크컴은, 부시 정부 시절 만연했고 정부 차원에서 조장되기도 했던 이슬람 혐오를 대변하는 듯한 조직으로 그려진다.


그런 점에서 이 시리즈는 직설적인 우화와, 첫 데빌 메이 크라이 게임이 출시되었던 2000년대 초반 대중문화에 대한 찬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작품처럼 보인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원작 게임을 1:1로 각색하진 않지만, 특히 음악을 통해 원작에 대한 오마주를 흥미롭게 담아낸다. 다른 작품에서 림프 비즈킷의 “Rollin (Air Raid Vehicle)”을 오프닝 테마로 썼다면 풍자나 아이러니로 덧칠된 느낌이 들었을 테지만, 샨카는 2000년대 초 뉴 메탈과 이모(emo) 음악에 대해 진심 어린 애정을 드러내는 듯하다.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격투 신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Guerilla Radio”가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고, <매트릭스: 리로디드>를 연상시키는 고속도로 추격전에는 파파 로치의 “Last Resort”를 촌스럽게 끼얹는다. 그리고 난민들이 무차별 폭격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그린 데이의 “American Idiot”이 흘러나오며, 이 작품에서 가장 노골적인 음악으로 꼽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게임의 분위기를 살리려는 시리즈의 시도가 오히려 독이 되는 순간도 있다. 대사가 간혹 너무 억지로 재치를 살리려 하거나, 눈에 띄는 레퍼런스를 넣으려다 본말이 전도되기도 한다. 예컨대 캐릭터가 날아다니는 아머에 대해 꽥꽥 소리치는 장면에서는 <아이언맨 3>를 연상시키는 대사가 등장한다. 물론 이 시리즈는 이런 단점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한 시끄러운 전투 시퀀스에서 다음 전투로 쉼 없이 튕겨 나간다. 스튜디오 미르는 특히 화려하고 역동적인 2D 액션이 필요한 미국 애니메이션의 단골 제작사로 자리잡았고, 그럴 만한 이유도 충분하다. 총격전과 본능적인 검술 액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이 장르는 스튜디오 미르의 특기이자 편안한 무대다. 데빌 메이 크라이의 각 에피소드에는 창의적인 디자인, 정교한 안무,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피비린내 나는 액션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전투가 전부는 아니다. 시리즈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히는 “The First Circle”은 프랑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라카셰(대표작 )가 제작에 참여해, 더 두껍고 둥글게 처리된 선과 느슨한 작화 스타일로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대부분 대사 없이 전개되는 이 에피소드에서, 라카셰의 애니메이션은 실험적인 시도를 더한 스튜디오 미르의 아니메풍 스타일과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가장 대담한 연출은 한 가족이 무너지는 몽타주 장면에 삽입된 에반에센스의 오리지널 곡이다. 이 장면은 20년 전 아니메 뮤직비디오를 떠올리게 하는 감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동시에 이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시리즈의 다른 화들을 상대적으로 덜 영감 받은 듯하게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아무리 섬세한 디테일을 사이드미러 너머 먼 얼룩처럼 흘려보낸다 해도, 아디 샨카의 <데빌 메이 크라이> 스핀오프는 이 프랜차이즈를 인기 있게 만든 요소들과, 그것이 처음 등장했던 시대의 사운드에 바치는 유쾌한 러브레터처럼 느껴진다. 물론, 작품 특유의 ‘엣지’가 가끔은 조금 거슬릴 때도 있다. (예를 들어 “Rollin’”을 몇 번이나 참고 들어야 할까?) 하지만 이토록 매력적인 직구 스타일의 힘에는 쉽게 마음이 흔들린다.


<데빌 메이 크라이> 4월 3일 넷플릭스 최초 공개.



기사원문:

https://www.avclub.com/devil-may-cry-review-netflix-tv-adult-animation

Kambole Campbell  April 3, 2025